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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TV를 보면 몽골이나 중아아시아 지역에 가축을 데리고 다니면서 이동하며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는 그들을 유목민, 노마드라고 이야기한다. 그들이 사는 지역은 사막 지역이며 사람들이 살기에는 썩 좋은 환경은 아니다. 그래서 살기 위한 좋은 곳을 찾기 위해 계속 이동한다. 장소를 정해두지 않은 채 말이다.

몇 년전부터 노마드에 디지털이 붙은 디지털 노마드라는 단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주변에서 많이 들린다. 참고로 나는 디지털 노마드는 아니다. 다만 사람들이 디지털 노마드라 부르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내가 운영하는 코워킹 스페이스, 하이브아레나를 통해 2년간 200명이 넘는 외국인들을 만났으니 말이다. 그래서 그들에 대해 안다고 조금 자신할 수 있다.

우선 디지털 노마드의 개념을 위키피디아에서 살펴보면 이렇다.

Digital nomads are people who use telecommunications technologies to earn a living and, more generally, conduct their life in a nomadic manner. Such workers typically work remotely—generally from foreign countries, coffee shops, public libraries, co-working spaces and even recreational vehicles—to accomplish tasks and goals that traditionally took place in a single, stationary workplace.

디지털 노마드는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하여 업무를 처리하고, 좀 더 일반적으로는 유목민적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개개인을 일컫는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원격으로 일을 하는데, 일반적인 업무 공간에서 수행되던 과제와 목표를 자신의 집이나 다른 나라, 커피숍, 도서관, 코워킹 스페이스, 레크레이션용 차량 등에서 원격으로 수행한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디지털 노마드의 모습은 자신이 입을 수 있는 일정량의 옷과 업무를 할 수 있는 노트북, 스마트폰, 그리고 그 외에 본인 중요하게 생각하는 물품들이 전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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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위의 사진과 비슷하지 않을까? 이보다 짐을 많을 수 있을 것이다.(짐의 양은 개인의 자유일테니까 말이다.)

재미있게도 200명이 넘는 외국인 친구들(소위 우리가 알고 있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살고 있다는 친구들)과 디지털 노마드에 이야기를 나누면 그게 뭐냐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디지털 노마드의 뜻도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하나의 힙한 단어로 생각하고 디지털 노마드라는 키워드로 환상을 팔고 싶은 사업하고 싶은 사람들이 열심히 띄우는 단어라고 말이다.그냥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그게 직장에 정시출근하는 일반적인 사람들과 조금 다를 뿐이며 조금 더 내 삶을 디자인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지난 4월 말, 하이브아레나 코워커이자 프리랜서 디자이너인 일본인 친구 타카히로가 1년 만에 우리 공간을 다시 방문했다. 일년동안 전세계 도시들을 돌아다니며 살다가 일주일 정도 서울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온 것이다. 그리고 타카히로(이상 히로)는 평상시에 관심을 보이고 있던 일본의 마을 카미야마에 대해 나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IT개발자, 디자이너들이 모여사는 마을이 일본에 있다고 들었는데 히로가 그 마을에 머문 경험이 있다고 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후기에 아래 링크를 클릭하여 들어가면 된다.

해당 이벤트가 끝나고 우리는 버스로 함께 집으로 귀가하며 재미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선 히로는 서울은 디지털 노마드들에게 아주 좋은 도시라고 이야기를 했다. 24시간 카페도 많고, 생활의 편의성도 뛰어나고, 인터넷도 엄청 빠르고(세계 최고), 음식도 맛있고 등등 다양한 이유들을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세계의 인재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도시라고 이야기를 했다.

흥미롭게도 자신에 대해 이야기할때 히로는 전세계 도시를 돌아다니며 사는 노마드의 삶을 살고 있지만 나는 프리랜서라고 이야기했다. 디지털 노마드는 그냥 남들이 자신을 부르는 단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서울은 프리랜서들에게 너무 좋은 도시라고 정정했다. 히로가 주말동안 우리 집에 머물면서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눈 이야기들을 떠올리면 이렇다. 자신은 홈리스(Homeless)이며 한편으로는 집을 많이 가지고 있단다. 다른 나라 도시를 갈 때마다 윌세 형태로 집을 임대하니까 집이 많단다. 그리고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가장 큰 오해가 자신과 같은 사람들은 여유롭게 여행을 다니며 일을 하는 삶을 살고 당연히 돈도 많이 벌 것이라는 것이다.

현실은 자신은 하루에 적게는 6시간 많게는 10시간 이상 계속 일하며,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돈도 안정적으로 버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스스로 일하지 않으면 수입은 0원이라는 것이다. 단지 일하는 장소가 고정된 직장에 출근하는게 아닌 코워킹 스페이스, 카페, 도서관, 집 등 다양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는 게 좋아서 어떤 삶의 좋을까 고민 끝에 프리랜서의 삶을 선택하게 되었고 그저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이란다. 이전에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에서 근무한 적이 있단다. 언제 이런 방식의 삶을 그만둘지는 잘 모르겠단다. 다만 자신과 비슷한 삶을 사는 친구들이 전세계에 정말 많이 늘어나고 있단다. 그 속에서 계속적으로 보는 친구들도 늘어나고 있단다.

히로와의 대화뿐만 아니라 그 동안 내가 만난 외국 친구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디지털 노마드, 리모트 워커, 프리랜서 등의 단어는 그냥 단어다. 그냥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달리 사용되는 단어다. 회사에 소속되어 원격으로 다른 장소, 다른 도시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 리모트 워커, 자유롭게 자신의 일을 하면서 때로는 계약의 형태로 일을 하는 프리랜서, 때로는 리모트워커와 프리랜서의 삶을 병행할때도 있고, 조금 더 스스로 재미있게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의 계획에 따라 거주지를 바꾸면서 사는 디지털 노마드. 이들은 별개가 아니다. 그냥 삶을 살아가는 방식인데 남들이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그 중 디지털 노마드는 핫한 단어이다.

사람들은 왜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것일까? 심지어 어떤 이들은 드디어 내가 꿈꾸던 삶을 디지털 노마드라는 단어를 통해서 찾았다고 이야기한다. 앞으로 이런 삶을 살 것이라고.. 그리고 어떤 이들은 타인에게 이런 삶이 앞으로 다가오는 시대에는 대세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정답은 없다.

나는 사람들이 갈망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디지털 노마드라는 단어로 투영되는 느낌인데 자신이 하고 싶은 그 무언가를 모르거나 찾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그 상태에서 노마드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과 만나서 디지털 노마드가 되면 내가 원하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거야라는 믿음이 생겨서나 아닐까?

어떻게 보면 내가 하고 싶은, 혹은 내가 되고 싶은 꿈을 고민하는 시간이 학창시절에 있었을까? 현재 우리 집에는 파울리나라는 핀란드에서 온 친구가 에어비앤비로 묵고 있는데 19살이고 현재 갭이어를 하고 있다. 1년동안 자신이 하고 싶은 꿈을 고민하고 도전하는 시간이다. 즉, 방황이다. 그런데 자발적으로 방황하고 있다. 자신이 일체 모르는 한국에 왔으니가 말이다. 핀란드 정부에서 재정적인 지원을 해주지만, 어차피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온전히 자신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이란다. 현재 대학을 갈지, 직업을 구할지 고민하고 있단다.

나는 조금씩 자발적으로 방황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아직 그 숫자는 미미하다고 여긴다. 직장을 그만둔다면 당장 입에 풀칠은 어떻게 하지? 등 생계에 대한 고민과 내가 하고 싶은 게 머지? 등의 심리적 고민 등등으로 망설이는 것도 있을 것이다. 학창시절에 모든 이들이 경쟁 위주의 시스템 속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기계로 살았기에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아직도 나는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30대 중반인 나도 아직 열심히 방황하고 있다. 6년 넘게 하고 있다. 다만 내 스스로 판단하기에 하고 싶은 일을 거의 찾았다. 요새는 어떻게하면 더 잘할까를 고민하는 단계이다.

디지털 노마드라 불리우는 사람들은 다른 이들보다 적극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고 자신의 삶을 바꾸기 위해 자발적 방황을 선택한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때로는 프리랜서이거나, 회사에 소속되어 리모트워커로 일하거나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그리고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사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아닐까? 자신의 꿈을 위해서 주어진 상황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을 만드는 사람들이 아닐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 제안하자면

스스로 자발적 방황을 실행해보는 것은 어떨까?

기간은 당신 맘대로 하면 된다. 어떤 이는 당장 직장을 그만두고 도전할 수도 있지만 어떤 이는 직장은 다니면서 조금씩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할 수 있다. 어떤 방식이 최고이냐는 개인이 판단할 몫이다. 다만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그 고민을 나누면 조금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자발적 방황을 선택한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서 함께 일하고 이야기나누다보면 말이다.

어찌보면 우리는 이미 자발적 방황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로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속도가 다를 뿐.. 그리고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이유는 자발적 방황을 너무 하고 싶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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