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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이들은 글로벌 스타트업을 유치해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프리랜서들을 유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 이유는 심플하다. 스타트업은 사람들이 모여 만든다. 스타트업보다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스타트업을 만들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부류는 IT 프리랜서들이다. 우선 내 대답은 IT 프리랜서들을 서울로 오게 만들어야 한다.

우선, 나는 코워킹 스페이스, 하이브아레나를 2년 4개월 정도 운영하면서 200명이 넘는 외국인 코워커들을 만났다. 그들 다수는 IT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었다. 그중 몇몇은 개발자이고, 몇몇은 디자이너이며, 몇몇은 마케터였다. 작가도 있다. 그리고 이들의 일을 형태는 Self-employed 즉, 프리랜서의 경우도 있고, 큰 IT기업에 소속되어 리모트 워커(remote worker)로 일하기도 한다. 어떤 친구들은 IT스타트업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하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다. 리모트 워커로 일을 하다가 어느 도시에서 마음 맞는 친구들을 만나면 스타트업을 만들기도 하고, 프리랜서로 일하기도 한다. 이들 다수는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서 일한다.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기회를 추구하는 친구들이다.

수치적으로도 찾아보면 세계 최대 프리랜서 사이트인 Upwork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 노동자의 35%가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이는 아마 더 가속화될 것이다. Quartz에서는 2020년이 되면 40% 정도가 프리랜서로 일을 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웹디자이너이자 프런트엔드 개발자인 Adham Dannaway의 조사에 따르면 대륙별로 추산했을 때 평균적으로 프리랜서의 일은 40%에 육박하고 있다.

물론 프리랜서 직업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을 것이다. 그중에 IT 직군은 정확히 얼마인지 추산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IT스타트업 창업자의 숫자보다는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스스로를 디지털 노매드라고 부른다.(디지털 노매드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외국인 친구들이 더 많다. 그냥 자신들은 IT 프리랜서들이라고 표현한다.)

Nomadlist의 창업자인 Pieter Levels는 2035년이 되면 디지털 노매드의 숫자가 10억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추정치이지만 부인할 수 없는 흐름이다. 리모트 워킹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추구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Stack Overflow에서 2017년 Developer Survey 자료를 보면 응답자 중에서 53.3%가 새로운 직업을 구한다면 리모트 옵션을 우선순위로 여긴다는 것이다.

IT 프리랜서들은 각자의 방식(프리랜서 형태, 혹은 계약)으로 일을 하지만 언제든지 창업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 규모가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다.

조금 더 가까이에 있는 이야기를 해보겠다. 현재 하이브아레나에는 몇 명의 외국인 코워커들이 있다. 우선 간단히 그들을 소개한다면 제리미는 혼자서 기획, 개발, 디자인 전체를 다 하고 있는 인디게임 개발자이다. 그의 게임 영상을 보고 싶다면 해당 링크를 클릭하면 된다. 그리고 닉과 매튜는 테크스타즈(TechStars) 런던 출신이다. 정확히는 버진 그룹과 테크스타즈가 함께 만들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출신이다. 2주 정도 한국에 머물다가 런던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조만간에는 다른 외국인 친구들도 올 예정이다.

제레미 게임 영상 링크:

닉과 매튜의 Stepsize 관련 기사 링크:

어떤 이는 제레미를 보고 스타트업 창업자라고 이야기할 것이며 디지털 노매드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정작 제레미 본인은 자신은 디지털 노매드가 먼지도 모르며, 창업자도 아니란다. 그냥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뿐이라고 이야기한다. 닉과 매튜의 이야기도 들어보니 창업한지는 1년도 안 되었다. 그전까지는 서로 다른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직원이었다. 공동창업자의 길로 들어선지는 조금 있으면 1년이 되어간단다.

이 외에도 얼마 전 IT 인들이 모여산다는 도시, 카미야마 이야기를 전해준 타카히로는 UX 디자이너이자 프리랜서 디자이너이다. 그리고 싱가포르에서 3개월마다 우리를 방문하는 토미는 스타트업을 친구들과 함께 창업하여 프랑스 화장품 회사인 세포라에 회사를 매각하고 현재 세포라의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프리랜서 혹은 한국의 회사로 옮길 고민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 개발자 친구 야런은 대만에 머물며 이왕이면 한국 회사 취업을 고민하고 있다. 이유는 한국이 좋아서이고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에서 온 벤은 UX 디자이너인데 프리랜서로 일하다가 최근에 만나 소식을 물어보니 필리핀에서 UX 컨설팅 스타트업을 만들었다고 한다. 한국에는 자주 들어올 예정이란다.

그리고 아래 사진과 같이 정말 많은 외국인들이 서울 그리고 하이브아레나를 다녀간다. 솔직히 사진을 첨부하는 이유는 IT 관련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에 많이 다녀간다고 이야기하면 믿지 않는 분들을 위해서다. 머가 아쉬워서 그들이 서울을 다녀가냐고 이야기를 하시기에 이렇게 첨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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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do you stay(live) in seoul?

외국인 친구들이 서울 그리고 우리 공간에 오면 내가 반드시 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을 하는 이유는 우리가 못 느끼는, 외국인들이 느끼는 서울의 강점을 알고 싶어서이다. 서울에 거주하거나 일을 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솔직히 말해서, 서울은 팍팍한 도시라고 이야기한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문제도 부각되고, 서울의 엄청난 집값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매매는 꿈도 꾸질 못하며 전세, 월세도 벅차다. 생활물가도 비싸다. 그렇다 보니 가끔씩 이런 뉴스도 접하게 된다.

정작 우리는 힘들고 어렵다고 느끼고 있는데 외국인 친구들은 왜 서울에 오는 것일까? 그리고 하이브아레나를 운영하면서 매년 방문하는 IT 프리랜서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현재는 매달 적어도 10명 많게는 20명 가까이 온다.

참고로, 우리는 외국인을 상대로 딱히 엄청난 홍보를 하지 않는다. 스스로 구글로 검색해서 오거나 혹은 우리 공간을 다녀갔던 외국인 친구들의 추천으로 오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입소문이다. 그래서 이런 결과도 있었다. “The 11 Best Coworking Spaces In Asia” https://goo.gl/BofaCO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내가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외국인은 여행객이 아니다. 서울을 방문하는 주목적은 자신의 일을 하기 위해서이다. 그저 장소 혹은 사무실이 다른 거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하는 게 최우선 순위이고 그다음에 여유가 있다면 여행이 2차 목적이 되는 친구들이다. 하루에 10시간가량 책상에 앉아서 일만 하는 친구들이다.

이제 외국인들이 서울을 방문하는 이유를 공유한다. 답변을 들으면서 매번 확인하고 놀라게 되는 부분은 이미 우리가 서울이 이런 강점을 가졌을 거라고 생각하는 부분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1. 빠르고 안정적인 인터넷

전 세계에서 제일 빠르다. 우리가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인터넷을 통해서 일을 하는 리모트 워커나 IT분야 일을 하는 친구들에게는 빠르면서도 안정적인 인터넷은 정말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서울은 단연 최고다. 동남아시아의 많은 도시들이 Wifi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본인 코워커인 타카히로는 정말 좋아한다. Top 10 Countries with the Fastest Internet Speeds 2017

2. 안전

서울은 안전한 도시이다. 우리 공간을 방문하는 친구들 중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친구들이 꽤 많았다. 특히 이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테러이다. 서울은 테러가 일어난 적이 없다. 얼마 전, 스웨덴의 스톡홀름,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영국의 런던에서 테러가 일어났다. 당시 스톡홀름에는 라스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효도르, 런던에는 암나가 있었다. 테러 소식이 일어나자마자 이들의 안전을 체크하는데 바빴다. 미국에서 온 친구들 중에는 자신들의 나라에서 총기가 돌아다니니 불안해하는 친구들이 의외로 많았다. 한국은 총이 없어서 정말 좋다고 말이다.

3. 교통

몇몇 외국인들에게도 특히 외국인 여성들에게 택시기사들이 불친절하게 대하지만 외국인 친구들이 최고로 꼽는 대중교통은 지하철이다. 다들 하나같이 놀랜다. 특히 환승시스템은 정말 잘 만들었다고 이야기를 한다. 지하철에서 Wifi가 되는 것도 정말 환상적이란다.

4. 영어로 의사소통

외국인 친구들의 피드백으로는 나이 드신 분들을 만나는 게 아니라면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함이 없다고 한다.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도 영어를 못하지 않는단다. 특히 IT 쪽 사람들은 다들 영어를 생각보다 잘해서 놀랍단다. 다만 한국인들이 스스로가 틀릴까 봐 겁내는 거 같고, 부끄러워하는 거 같단다. 가끔 재미있는 것은 비영어권 국가에서 온 외국인들도 원어민이 아니기 때문에 영어를 틀린다. 머 서로 그냥 틀리는 거다.

5. 음식

우리나라 음식은 대부분 맛있지만 외국인 친구들이 단연 최고로 꼽는 음식은 코리안 바비큐이다. 채식주의자 친구들에게는 우리 음식 문화가 조금 힘들다. 에피소드 하나를 공유하자면 우리 공간을 방문했던 제시카는 디자이너인데 채식주의자였다. 음식 때문에 상당히 어려워했는데 코리안 바비큐를 맛보고 나더니 고기를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제시카의 말로는 최고라고 한다. 그리고 채식주의자 친구들은 한국의 절 음식을 아주 좋게 평가한다.

6. 24시간 문화

리모트 워커로 일하는 친구들이 그들의 회사가 있는 도시와 서울의 시차가 있기 때문에 24시간 환경을 많이 찾는다. 카페와 편의점 등 다양한 시설들이 24시간으로 운영되지만 그중에서도 24시간 카페는 환상적이란다. 그리고 금요일, 토요일이면 밤늦게까지 놀 수 있는 거리들이 많다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그들의 도시만 가봐도 저녁이 되면 다들 문을 닫는다. 특히 ‘불금’이 좋다는 친구들이 정말 많다.

위의 6개가 외국인 IT 프리랜서 친구들이 꼽는 서울 혹은 한국의 강점으로 꼽는 환경들이다. 내 생각에는 여기에서 시설적인 측면으로 더 개선될 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서울은 엄청나게 좋은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도시이다. 더 개선한다면 솔직히 과하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위의 강점들을 다른 아시아권 도시들과 비교하면 강점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른 아시아권 도시들도 각자의 독특한 의식주 문화가 존재하고 인터넷 환경은 빠르게 보강하고 있다. 우리가 제일 빠르다고는 하지만 몇 년 뒤면 큰 강점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단기 거주 및 창업할 수 있도록 외국인들을 위한 특혜(거주 시 비용 지원)를 주면 되지 않냐고 이야기를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것은 큰 강점은 안 된다. 당장은 혜택을 될 수 있겠지만 다른 아시아권 도시들도 같은 혜택 혹은 그 이상의 혜택을 준다면 어떻게 될까? 경쟁력을 순식간에 잃어버린다. 도리어 공짜 혜택만 누리려는 외국인 친구들만 모이게 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동남아시아의 도시들 중 발리, 치앙마이는 디지털 노매드 혹은 IT분야에 종사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좋은 도시로 소문이 나 있다. 이들 도시들은 외국인들에게 엄청난 특혜를 주는 것도 아니다. 물론 서울에 비해 물가가 훨씬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물가가 장점이라면 내 주변에서 일본을 간다는 외국인 친구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일본의 주요 도시들은 서울에 비해서 비싸다. 그런데 찾아간다.

이들이 소비하는 것은 경험이다. 동남아시아의 도시들이건, 일본의 도시들이건, 한국의 도시들이건 자신들이 모르는 미지의 세계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을 위해서 가는 것이다. 내가 현재까지 만나 본 외국인 친구들은 신기하게도 마케터 혹은 작가인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K-pop이니 강남스타일이니 잘 모른다. 한국에 대해서 아는 게 거의 없다. 동남아시아의 도시들도, 일본의 도시들도 그리고 서울도 자신에게는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도시이자 세계들이다.

경험이 중요하다.

경험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작년에 만났던 친구 중에 스스로를 테크 노매드라고 표현하는 친구가 있다. 작은 IT스타트업은 운영하고 있는데 발리, 치앙마이, 자카르타, 쿠알라룸푸르, 샌프란시스코 등 다양한 도시들을 돌아다니면서 산다. 우연히 각 도시에서 경험을 듣다가 자신에게 가장 좋았던 도시는 샌프란시스코였다고 한다. 순간 나는 놀랬다. 왠 샌프란시스코? 발리, 치앙마이가 더 살기 좋을 텐데.. 물가도 싸고 말이다. 그런데 이 친구가 하는 말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좋은 사람을 만났단다. 그리고 그 사람을 통해서 500 startup에 연결되었고 결국에는 투자를 받았단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자신의 비즈니스에 조언해주고 도와줄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얻었단다. 그래서 너무 좋았다고 이야기를 했다.

만약에 방금 이 부분을 읽고 역시 투자야, 투자자가 있는 환경이 좋은 거야라고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이 친구는 투자를 받아서 좋은 게 아니고 좋은 사람을 만났고 그 사람을 통해서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얻은 게 좋았다는 것이다. 다시 강조하자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는 것이다. 그들을 만난 경험이 좋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물어봤다. 만약에 그 좋은 사람을 샌프란시스코가 아니고 다른 도시에서 만났다면 어땠을까?라고 물어보니 그렇다면 그 도시가 좋단다. 그 도시가 발리였거나 치앙마이라면 그 도시들이 더 좋았을 것이란다. 아쉽게도 그렇지 않았다고…

친구와의 에피소드를 예로 들었지만 외국인 IT 프리랜서들이 서울에서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 경험의 범위는 정말 다양할 것이다. 그들에게 서울에 남아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거나 다시 올 이유를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 하이브아레나를 운영하면서 느낀 여러 방법 중 가장 좋은 방법은 서울에 친구가 있으면 된다. 특히 나와 대화가 잘 통하거나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친구들이 있으면 다시 온다. 재방문주기는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르지만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들의 친구들에게 추천을 하더라. 최소한 우리의 경험상 그랬다.

결론

서울이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가 되려면? 전 세계에서 돌아다니며 일을 하는 IT 프리랜서들을 오게 만들어야 하고 그들이 서울에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염려되어 다시 언급하지만 하드웨어, 시설적인 측면이 아니다. 제도적으로 접근한다면 한국에서 조금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비자 정도일 것이다. 서울, 그리고 한국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자신들의 경험을 자신들의 친구에게 알아서 공유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첨언하자면 그들에게 무료 등의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고 서울에 살면서 소비하게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허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직접 그들을 만나고 경험하는 나로서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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