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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치앙마이를 다녀온 후 조금 정신없이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페이스북을 통해 몇 가지 사건을 접했습니다. 주변 분들은 제 타임라인을 통해서 많이 접하셨을 것입니다. 특히 미미박스, 직방과 같이 많은 투자유치와 더불어 나름 성공사례로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스타트업들의 사고 소식들 말입니다.

미미박스, 직방 모두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솔직히 사과문에는 무엇을 잘못했는지가 적혀있지 않습니다. 재발방지를 약속했을 뿐 피해자인 여성분들에게 사과하지는 않습니다.(사과문의 댓글을 살펴보면 많은 분들이 왜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핑계를 대느냐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궁금합니다. 왜 제대로 사과를 못할까?)

그런데 조금 이상한 점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사고들이 일어날때마다 스타트업과 관련 분야 관계자(미디어, 투자자, 영향력 있는 멘토 등)들은 조용하신 거 같습니다.(물론 제가 관련 분야의 모든 분들의 소셜미디어를 살펴보는 것은 아닙니다. 미디어와 영향력 있는 분들의 소셜미디어를 자주 보고 있습니다.)

제 지인인 Keywon님과 홀로남은섬님과 이 문제에 대하여 자주 토론하고 있습니다만 솔직히 궁금합니다. 미미박스가 여성 분들의 신체 일부의 색깔을 바꾸라는 광고가 나올때만 해도 분노한 것은 소비자들이었습니다. 미디어와 영향력있는 분들 중에서는 조용했습니다.(이슈를 제기한 분이 있다면 제가 확인하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알려주세요.) 그리고 한달 뒤 투자유치 소식이 나온 뒤에는 투자 유치를 축하한다는 글을 많이 봤습니다.

코워킹 스페이스를 운영하다보니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흔히 많은 이들이 스타트업을 이야기할 때 혁신(Innovation)을 이야기합니다. 여기에서의 혁신은 다양한 의미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일 수도 있고,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혁신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제 생각에는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혁신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그리고 살기 좋게 개선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사건, 사고가 터질때마다 이런 식의 대응이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제 생각에는 미미박스 사건에서 미디어와 영향력있는 멘토들이 질책을 가했다면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보니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거 같습니다.(이외에도 알게 모르게 많은 사고들이 일어난다고 봅니다. 드러나지 않을 뿐이죠.) 사건사고가 지속적으로 누적되면 좋지 않습니다. 결국에는 생태계가 무너지거나 좋지 않은 구조의 생태계가 생길 것이라고 봅니다.

스타트업의 생존 방법

사람들을 만나보면 스타트업을 시작하는데 있어서 자주 언급되는 방법으로 정부지원사업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시장구조상 살아남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방법입니다. 그 과정과 엄청난 노력을 통해 자신만의 서비스를 만들어 투자유치를 받는 것입니다. 이 과정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정말 힘이 듭니다.(회사를 만들어가는 모든 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위와 같은 방법이 마치 하나의 공식처럼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 투자받지 않고 스스로 성장했다는 스타트업을 만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반면 어떤 스타트업이 투자받았다는 뉴스는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여성분들이 스타트업을 만들고 있다라는 소식도 접하기 어렵습니다. 간혹 들을 수 있습니다.(여성분들의 창업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국인들과 한국인들이 함께 팀을 이루어 스타트업을 만든다는 사례도 보기 어렵습니다.(몇 가지 사례가 있다고 하지만 아주 적습니다.)

왜 보기 힘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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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너무 작거나, 알려지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꺼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다양한 모습들이 나타나고 눈에 보여야 더 많은 멋진 사례들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생태계라는 존재가 다양한 모습들을 수렴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그러한 사례들이 너무 적은 거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성(Diversity)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분들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쉽게 도전할 수 있고, 외국인들도 한국에서 한국인들과 함께 스타트업을 쉽게 만들 수 있고, 투자받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많이 나와서 다양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등등 하는 모습들이 우리가 바라는 모습들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 모습이 우리가 부러워하는 다양성 기반의 실리콘 밸리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현재까지 미국을 가 본 적이 없지만 사람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면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하이브아레나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시도는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내년에는 하이브아레나가 현재 위치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조만간 저희가 생각하는 하이브아레나 2.0에 대해 공유하겠습니다. 파트너를 많이 찾고 있습니다.) 저희가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키워드는 4가지입니다.

여성, 글로벌, 개발자/디자이너, 부트스트래핑 컴퍼니

여성

현재 하이브아레나에서는 “HER”라고 불리우는 국내 테크업계에서 종사하고 있는 여성들의 모임이 열리고 있습니다.(현재는 약한 연결을 추구하는 모임입니다.) 올해 안에 여성과 관련한 테크 모임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저희가 여성에 집중하고자 함은 남성과 여성의 구분을 떠나서 그저 테크업계의 구성원으로서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직 국내 상황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목소리의 하나로서 노력해 볼 계획입니다.

글로벌

저희가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는 키워드입니다. 현재까지 2014년 11월 오픈 이후 230여명의 외국인 개발자들이 하이브아레나를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Seoul Elixir Meetup과 Seoul Tech Society 등과 같이 외국인 친구들이 주축이 되어서 저희의 커뮤니티니 파트너로 밋업을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저희 코워커들과 외국인들의 만남이었다면 추후에는 더 많은 국내 개발자들과 외국인 개발자들이 교류를 통해 친구가 될 수 있는 형태의 밋업을 열어볼까 합니다. 그리고 저희의 강점을 살려서 동남아 현지의 코워킹 스페이스를 포함하여 다양한 그룹들과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

개발자/디자이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국내에서 코워킹 스페이스와 스타트업은 자연스레 연결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 국내의 많은 코워킹 스페이스들이 실제로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공간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저희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코워킹 스페이스는 기업/조직을 위한 공간보다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스타트업은 성공과 실패를 언제든지 반복할 수 있으며 사람들이 모여 만드는 조직입니다. 주인공은 사람입니다.

Pyjog를 비롯한 몇몇 개발자 커뮤니티들과 커뮤니티 파트너 관계로 함께 하고 있지만 더 많은 개발자/디자이너 커뮤니티들과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장 임팩트있는 변화보다 시간을 가지고 커뮤니티들과 저희가 함께 지속가능할 수 있는 모습을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정말 다양한 커뮤니티들이 있다고 들었지만 아직 다 만나보지는 못했습니다. 좋은 커뮤니티가 있다면 소개부탁드립니다.)

부트스트래핑 컴퍼니

회사를 성장하는 데 있어서 투자 유치를 비롯한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하이브아레나를 만들고 있는 저희는 부트스트래핑 컴퍼니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저희 코워킹 커뮤니티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위해 외부의 영향력에서 자유롭기 위함입니다. 더불어 저희는 자신의 힘으로 성장한 회사들이 많아야 조금 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잘못된 방법으로 성장하는 회사는 좋은 회사가 아닙니다.)

실제 국내에서 부트스트래핑 컴퍼니 사례를 접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에는 Github과 같은 회사들이 있습니다. 더 자세한 사례들은 Quora에 올라온 What are the most successful bootstrapped startup?라는 질문으로 공유합니다.

국내에 얼마나 많은 스타트업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지낼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볼까 합니다. 이로 인해 생태계에 또 다른 목소리가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아는 회사가 있으면 소개부탁드립니다.)

위에서는 키워드로만 언급을 했습니다만 앞으로 저희 주변의 몇몇 분들께는 상세한 계획으로 이야기할 생각입니다. 저희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며 지속적으로 많은 이들이 함께 노력해야 다양성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양성이 풍부해지고 커뮤니티들이 많아지면 생태계는 보다 많은 목소리를 통해 더 좋아지리라 생각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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